내가 당신을 사랑함은
내가
당신을 사랑함은
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
유난히 짙어진 단풍잎이
지난 여름
지독한 더위때문이라는 걸
뒤늦게 알게된 나는
지금
무너져 버린 가슴 한 쪽 받쳐들고
다가 올
사랑의 환희를 기다립니다
내가
당신을 사랑함은
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
성난듯 출렁이는 파도가
온 몸을 던져 바위에 부딪으면
부서지는 물방울의 절규는 날아가고
하늘 가득
반짝이는 포말만 맴돌듯이,
그리움에
버티지 못하고 누워버린 마음에
갈바람으로 휑구어 낸 햇살이
깊숙이 들어와 자리하듯이
어느틈엔가
내 안에
당신의 자리가 생겼습니다
내가
당신을 사랑함은
가을 하늘이 푸름을 더하고
지친 태양이 햇살을 쏟아내듯
그저
이 세상에 당신이 계시기 때문입니다
- 詩 : (밤비)한효순님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