세월의 뒤안길에서
비워낸 마음
잔잔한 미소가
추억의 강물 위에
자비의 종이배 하나
띄울 수 있을 때쯤이면
세월의 뒤안길에서
여유로운 눈빛 머금은
모습으로 살겠지요
이제는 흩어진
덧없는 추억의
잔해(殘骸)를 줍는
회한의 눈물은
흘리지 않으렵니다
어느 날
삶의 길에서
갈바람 타고오는
지독한 그리움
갑자기 안기며 찾아들어도
나는 모르는 척
묵묵히 슬픔을 이긴
저 바다처럼, 세월처럼
그리 살렵니다
- 詩: 이설영 님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