바람아 바람아
긴 꼬리 휘두르며
허공을 후려치듯
바람이
쇳소리 뿜어 내는 날
흐드러진 꽃잎은
정신없이
맴도는 가지 부여안고 안간힘 쓰고
파르르 떠는 꽃술엔
터질듯
두려움이 차 올라
간직했던 꽃가루 털어내며
숨죽여 아픔을 삭이는데
아직
못다 핀 꽃망울은
덩달아
온 몸을 떨며 가슴 졸입니다
모래먼지로 가려진 시야갸
헤집어 찾아 낸 햇살 한웅큼.
얼굴 비비며
콩콩 뛰는 가슴 달래주려
꽃잎위에 둥지 트는데
싸한 바람
어귀 한바퀴 돌아
후두둑
은하수 되어 떨어지는 꽃들의
몸부림 받아 냅니다
겨우내 토해 낸 심술이
성차지 않은듯
뽀얗게 단장한 꽃잎위로
어지럽게 흩뿌려 가며
깊어진 봄이
다시한번 기지개 켭니다
- 詩 : 한효순님 -